일이 없을 때는 하루에 4개도 쓸 것 같았고, 다시 수업을 개강하면 그때쯤이면 적응이 돼서... 꾸준히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안 하던 수업을 오랜만에 꽉 채워하려니 하루가 바쁘다. 코로나로 2,3월은 사실상 공방 운영이 중단된 것과 다름이 없었는데 4월부터는 다시 수업 참석율도 높아지고, 5월에는 다시 우리 공방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보이고 있다.
그래도 근 2달은 공방 운영과 별개로 공방에 치여하지 못했던 나의 업무를 볼 수 있어서 사실 좋기도 했다. 수업이 없어 슬프고, 시간이 많아 기쁘고, 지금은 수업이 생겨 기쁘고, 시간이 없어 슬프고 갈팡질팡 1인 회사를 하면서 자주 겪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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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방에 글씨로 힐링하며 나만의 시간을 갖기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매주 하고 있는 꽃꽂이는 아직도 열심히 하고 있다. 오실 때마다 꽃 한번 보시고, 향기 맡고, 사진 한 장 찍어가시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내 멘탈잡는데에도 도움이 되고, 커피 테이크아웃 대신 꽃을 테이크아웃하면서 커피보다 얻어지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꽃을 금액에 비해 너무 많이 주셔서 죄송해서 못 갈 것 같기도 하고;;
꽃시장을 다녀오셔서 장미꽃 손질을 하고 계셨는데 내 눈은 카라와 해바라기만 보였는데 내 손에는 스톡이 들려있었다. 카라 옆에 한 단 남은 스톡. 나의 최애 꽃이므로... 조팝이나 설유화 한 가지 정도 있었으면 러프한 꽃꽂이로 완성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은 스톡 한가득으로~
조금남은 스톡도 서비스로 다 담아주시고, 카라에 눈을 떼지 못하는 걸 보셨는지 그것도 한 송이, 어울리는 잎까지 담아주셨다. 여기까지는 서비스고, 장미꽃은 할머니가 손녀 같은 아가씨한테 주는 선물이라며 주셨다. 일주일에 한 번 인사 나누면서 꽃 얘기도 하고, 경제상황에 대한 대화도 나누고, 좋은 이웃집 할머니가 생겼다. :)
도대체 어느 쪽이 서비스 꽃인지... 아메리카노 한잔과 맞바꾼 행복함. 이 꽃을 함께 봐줄 사람이 필요할 때 와주는 우리 수강생님.
1년째 야간수업을 함께하고 있는 직장인 지수씨. 퇴근하고 바로 오느라 늘 저녁을 못 드시고 오셔서 자주 드시던 비요뜨와 꽃자리를 세팅해놨는데~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쌤~ 우리 서브웨이 먹고 해요. 하며 손을 흔드시는 수강생님 저... 오늘부터 다이어트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내일로 미루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한 추억들을 또 쌓아가고 있다. 사실 우리는 동갑이지만, 존칭을 쓰며 우리나이대의 생각을 공유하는 친구 같은 존재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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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원과 다르게 학생과 선생님의 경계보다는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인연을 맺고, 같이 글씨로 힐링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는 공방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스승님의 영향이 컸고, 내가 스승님께 배운 캘리그라피 이상의 많은 것을 글로 쓰려면 하루 날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 같다.
애틋함이 더한 요즘. 나의 스승님의 부재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최근 몸이 많이 아프셔서 학원 문을 닫게 되었는데 모두 잠시라며 믿고, 기도하고, 쌤을 기다리는 수백 명의 제자들을 보면서 나는 아직 배울 부분이 많이 남았구나. 생각하며 쌤이 돌아오셨을 때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서 쌤과 오래 함께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받았던 이 경험을 나도 누군가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열심히 살았고, 살아가고 있고, 이렇게 오늘의 일기 같은 포스팅은... 일기장에 써야 한다고 누가 그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네이버 블로그와 달리 내 맘대로 꾸려가고 있는 티스토리... 글이 쌓이면 다시 카테고리 정리와 정체성을 찾아봐야겠다.
작년, 어느 날 새벽 1시 잠이 안 와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버벅거리기 시작하더니 무반응, 재부팅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 사과 모양만 뜨고,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용량이 초과되었을 때 일어나는 반응이라는데 방법이 없다고 한다.
복구한다고 해도 사진이나 연락처는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새 폰은 이미 구매했고, 20만 원을 더 들여하나? 사실 기계 자체가 필요하진 않지만 사진은 살리고 싶었다. 버리지도 못하고, 미련으로 아직도 가지고 있다. 매번 냉정하게 지우지 못했던 연락처도 삭제되고 나니 그건 잘되었다 싶었다. 다시 인사 나누며 연락처를 받고, 새로 모으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더 잘하고, 챙겨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랜만에 충전을 하니 여전히 사과 모양은 들어온다 :) 하하
/ 아침에 눈뜨자마자 공방 앞 대리점으로 뛰어가서 아이폰 최신형 용량 큰 걸로 바로 개통해주세요.
교체할 때는 어떤 기종으로 살까 고민도 하고, 비교도 하고, 색도 고민해보고 그랬던 나였는데... 1인 사업을 시작한 뒤로는 연락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함이 많이 생긴 모양이다. 다행히도 핸드폰이 꺼진 뒤에는 메시지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개통한 폰으로 바로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큰 사고는 없었으니 다행이고,
연락처 하나, 사진 한 장 건지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아서 자꾸 생각난다.
대학생이 되면서 카톡이 등장했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었다. 딱 그 10년. 20대 끝자락 사진까지 해서 삭제되었다. 홀가분하게 30대를 맞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