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고민.
핸드폰을 고쳐올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

작년, 어느 날 새벽 1시
잠이 안 와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버벅거리기 시작하더니 무반응, 재부팅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 사과 모양만 뜨고,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용량이 초과되었을 때 일어나는 반응이라는데
방법이 없다고 한다.

복구한다고 해도 사진이나 연락처는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새 폰은 이미 구매했고, 20만 원을 더 들여하나?
사실 기계 자체가 필요하진 않지만
사진은 살리고 싶었다.
버리지도 못하고, 미련으로 아직도 가지고 있다.
매번 냉정하게 지우지 못했던 연락처도
삭제되고 나니 그건 잘되었다 싶었다.
다시 인사 나누며 연락처를 받고, 
새로 모으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더 잘하고, 챙겨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랜만에 충전을 하니
여전히 사과 모양은 들어온다 :)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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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뜨자마자 공방 앞 대리점으로 뛰어가서
아이폰 최신형 용량 큰 걸로 바로 개통해주세요.

교체할 때는 어떤 기종으로 살까 고민도 하고, 비교도 하고,
색도 고민해보고 그랬던 나였는데...
1인 사업을 시작한 뒤로는 연락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함이 많이 생긴 모양이다.
다행히도 핸드폰이 꺼진 뒤에는 메시지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개통한 폰으로 바로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큰 사고는 없었으니 다행이고,

연락처 하나, 사진 한 장 건지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아서 자꾸 생각난다.

대학생이 되면서 카톡이 등장했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었다.
딱 그 10년.
20대 끝자락 사진까지 해서 삭제되었다.
홀가분하게 30대를 맞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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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연락처가 복구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20여만 원을 걸어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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